'심근경색'은 평소 아무런 이상이 없더라도 갑작스럽게 찾아와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더욱이 심근경색 환자의 절반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과 초기 증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심근경색
우리 몸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심장은 끊임없이 박동하며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혈액에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심장은 관상동맥이라는 혈관 네트워크를 통해 이 혈액을 온몸으로 전달합니다.
관상동맥을 통해 원활하게 혈액이 공급되어야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관상동맥이 막히게 되면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즉,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서 심장 근육 세포가 죽는 심근경색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2. 겨울철에 심근경색이?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를 전후로 심근경색 환자 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생리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한 혈관 수축은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심장에 부담을 가중시켜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mmHg, 확장기 혈압은 0.6mmHg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성인 228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무려 19%나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국내 병원의 월별 심근경색 환자 수 통계를 살펴보면, 여름이 지나고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겨울철 추위가 심근경색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3. 협심증과 차이점은?
심혈관계 질환은 우리 몸의 핵심 기관인 심장과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두 질환은 모두 심장 동맥의 동맥경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진행 과정과 심각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협심증은 심장이 활발하게 움직여 산소와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상황, 예를 들어 운동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이지만, 심장 근육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정도는 아닙니다.
반면 심근경색은 단순히 심장 동맥이 좁아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좁아진 혈관 내부에 혈전(피떡)이 생성되어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중단되고,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의 세포가 죽는 심각한 손상이 발생합니다.
즉, 협심증은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라면, 심근경색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히는 응급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심근경색 초기증상, 전조증상
심근경색의 가장 주요한 증상은 가슴 통증입니다. 환자들은 종종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 "숨이 막힌다"와 같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마치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이나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근경색 초기에는 걷거나 운동할 때 가슴 통증이 나타났다가 쉬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질환이 진행될수록 가벼운 활동이나 스트레스에도 가슴 통증이 나타나고, 통증의 강도와 지속 시간도 증가합니다. 또한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아 가슴뿐만 아니라 목, 명치, 팔 안쪽 등으로 퍼져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운동 시에만 가슴 통증이 나타났지만, 점차 걷기만 해도 통증이 발생하고 5분 정도 지속되던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등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 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5. 심근경색 고위험군
심근경색은 다른 만성 질환과 달리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더라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뚜렷한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평소 심근경색 발병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고혈압, 비만 등은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입니다. 특히 직계가족 중 55세 미만의 남성 또는 65세 미만의 여성 심근경색 환자가 있는 경우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6. 심근경색 검사, 치료법
① 검사
심근경색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 방법을 활용합니다. 그중에서도 심근경색 초기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검사가 바로 'CK-MB'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CK-MB라는 효소의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CK-MB는 심장 근육 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효소로,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손상된 심장 근육 세포에서 혈액으로 방출되어 혈중 CK-MB 수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CK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심근경색 진단에는 CK-MB 수치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 혈중 CK-MB 수치가 5.0ng/mL 이상인 경우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② 치료
심근경색 치료의 핵심은 막힌 혈관을 최대한 빠르게 뚫어 심장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을 재개하는 것입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법은 '관상동맥 확장 성형술'입니다. 이 시술은 풍선이 달린 카테터를 막힌 혈관 부위까지 삽입하여 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확장하거나, 스텐트라고 불리는 금속망을 삽입하여 혈관을 넓게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관상동맥 확장 성형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여 혈전을 녹이고 혈관을 뚫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심근경색은 시간이 생명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막힌 관상동맥을 2시간 이내에 뚫으면 심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12시간 이내에 치료하면 합병증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근경색 치료는 신속성을 최우선으로 하며, 막힌 혈관을 빠르게 뚫어 심장 기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합니다.
7. 심근경색 예방
① 위험인자 제거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심근경색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 고지방 및 고콜레스테롤 식습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고혈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요인 중에서도 특히 당뇨병과 흡연은 심근경색 발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뇨병 환자가 흡연을 할 경우 심근경색 발생률이 무려 20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조합입니다. 따라서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혈당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② 운동하기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어 심근경색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일주일에 2시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심장 근육을 강화하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③ 식단 조절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을 참고하여 식단을 관리하는 것이 심근경색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DASH 식단은 고혈압 예방 및 관리에 효과적인 식단으로, 식이섬유, 과일, 저지방 유제품의 섭취는 늘리고 탄수화물, 설탕, 소금, 포화지방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또한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 대신 닭고기, 생선 등의 흰 살코기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DASH 식단과 함께 저염식을 병행하면 수축기 혈압을 11mmHg 정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고혈압 치료제 한 알을 복용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④ 액상과당 자제
콜라, 주스, 사이다 등 설탕이 많이 첨가된 음료는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음료에는 액상과당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액상과당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관 내 염증을 유발하여 이상지질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관 건강을 악화시켜 심근경색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